고깃집에 들어가면서 자리를 고르는 일은 보통 취향 문제입니다. 창가냐 안쪽이냐, 조용한 데냐 시끄러운 데냐. 그런데 이 집은 자리를 고르는 순간 고기가 익는 방식 자체가 갈립니다. 밖에 앉으면 연탄불 위에서 처음부터 직접 굽고, 안에 앉으면 주방에서 연탄에 초벌해 준 고기를 받아 테이블 불판에서 마저 굽습니다. 같은 상호, 같은 고기인데 조리 공정이 두 갈래인 셈입니다.
김포 구래동 저팔계 콧구멍 구래점입니다. 간판에 상호보다 아래 줄이 더 정확합니다. “연탄구이 & 껍데기 전문점.” 1층 도로면에 목재 데크가 깔려 있고 그 위에 드럼통 테이블과 파란 플라스틱 의자가 줄지어 있습니다. 저 자리가 연탄 직화 자리입니다. 2026년 8월 17일 일요일 저녁, 저희는 안쪽에 앉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초벌 쪽 기록이고, 바깥 자리는 솔직히 다음 숙제로 남겨 뒀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바깥 데크는 연탄을 테이블에 그대로 올려 놓고 생고기부터 손님이 굽는 구조입니다. 안쪽 홀은 주방에서 연탄으로 초벌을 마친 고기가 트레이째 나오고, 손님은 테이블 불판에서 마무리만 합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다릅니다.
| 바깥 데크 (연탄 직화) | 안쪽 홀 (초벌 + 불판) | |
|---|---|---|
| 굽는 사람 | 처음부터 끝까지 손님 | 초벌은 주방, 마무리만 손님 |
| 첫 젓가락까지 | 불 붙고 고기 익기를 기다려야 함 | 앉고 얼마 안 돼 바로 시작 |
| 냄새·연기 | 야외라 흩어지지만 옷에 붙음 | 테이블마다 배기덕트가 따로 내려옴 |
| 망칠 위험 | 굽기 실력이 그대로 반영됨 | 이미 익어 있어 태우지만 않으면 됨 |
| 어울리는 날 | 선선한 저녁, 술 길게 마실 때 | 더운 날, 아이 동반, 빨리 먹고 일어날 때 |
8월 중순 일요일 저녁이었으니 저희 선택은 사실 날씨가 정해 준 것에 가깝습니다. 대신 안쪽에 앉으면서 알게 된 게 있는데, 초벌이 단순히 시간을 벌어 주는 장치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프라이팬에 고기를 구우면 아무리 잘 구워도 안 나는 냄새가 하나 있습니다. 불에서 오는 냄새입니다. 고기 기름이 열원에 직접 떨어져 연기가 되고, 그 연기가 다시 고기에 앉아야 생기는 향이라서 팬 위에서는 원리상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초벌의 진짜 값어치는 여기에 있습니다. 연탄 위에서 한 번 향을 입혀 놓으면, 그다음은 어떤 판에서 마무리하든 그 향이 남습니다.
그래서 안쪽 자리의 불판은 향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온도를 되살리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나온 고기를 보면 겉면에 이미 구운 색이 앉아 있고, 판 위에서 저희가 한 일은 속을 데우고 겉을 한 번 더 조이는 정도였습니다. 굽는 시간이 짧으니 수분이 덜 빠지고, 그만큼 질겨질 구간을 지나칠 위험도 줄어듭니다.
이건 제 추측이 아니라 가게가 벽에 써 붙여 놓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껍데기에 대해 “삶지 않고 약한 열로 오랜 시간 초벌구이를 해 이미 다 익은 상태로 제공된다”고 명시해 두고, 그래서 “살짝만 구워 드시라”고 안내합니다. 초벌집에서 손님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더 익혀야 할 것 같아서’ 오래 두는 것인데, 그걸 미리 막아 놓은 문장입니다.

주문한 고기는 스텐 망 트레이에 담겨 통째로 나옵니다. 접시가 아니라 석쇠 형태라 아래로 기름이 빠지게 되어 있고, 그 위에 고기와 곁들임 채소가 한 번에 올라가 있습니다. 이날 트레이에는 가지, 꽈리고추, 무, 그리고 새송이버섯이 같이 들어 있었습니다.
새송이가 눈에 걸렸는데, 갓 위에 인두로 가게 로고와 ‘저팔계 콧구멍’이라는 글자가 찍혀 있습니다. 버섯 한 조각에 도장을 찍어 보내는 집은 처음 봤습니다.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지만, 트레이가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사진부터 찍게 만드는 장치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계산된 물건입니다. 여담으로 트레이 한쪽에는 생와사비 개별 포장이 네 개 꽂혀 나옵니다.


이날 시킨 건 삼겹살, 꼬들살, 생갈매기살, 껍데기 네 가지입니다. 한 부위를 여러 인분 시키는 대신 종류를 벌린 건, 이 집 차림표가 삼겹살과 비인기 부위를 같은 가격대에 나란히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껍데기만 따로 싸고, 나머지 돼지 부위는 사실상 한 줄로 붙어 있어서 굳이 삼겹살에만 몰릴 이유가 없습니다.
| 부위 | 받았을 때 인상 | 이런 분께 |
|---|---|---|
| 삼겹살 | 두툼하게 썰려 나옵니다. 지방층이 살아 있어 판 위에서 기름이 계속 돕니다 | 기준점. 일행 중 한 명이라도 처음이면 무조건 포함 |
| 꼬들살 | 덩어리째 툭툭 썰려 나와 씹는 맛이 확실히 다릅니다. 네 개 중 식감 편차가 가장 큼 | 부드러운 것보다 씹히는 걸 좋아하는 쪽 |
| 생갈매기살 | 길쭉한 결로 나옵니다. 기름이 적어 담백한 쪽이라 삼겹살 사이에 끼워 먹기 좋음 | 삼겹살만 먹으면 금방 물리는 쪽 |
| 껍데기 | 간장소스 종지에 담겨 나옵니다. 이미 다 익은 상태라 판에서는 겉만 조이면 끝 | 간판에 걸린 메뉴라 안 시키면 이 집에 온 의미가 반 |
네 부위를 같이 놓으니 순서가 저절로 생겼습니다. 삼겹살로 판을 데우고, 꼬들살로 씹는 맛을 한 번 바꾸고, 담백한 갈매기살로 입을 헹구고, 껍데기로 마무리하는 식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꼬들살과 껍데기였습니다. 둘 다 삼겹살에 밀려 잘 안 시키게 되는 메뉴인데, 이 집처럼 연탄 향이 먼저 들어가 있으면 존재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껍데기를 시키면 간장소스가 찰랑거리는 종지에 담긴 채로 나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소스를 미리 부어 준 건가 싶었는데, 먹어 보니 의도가 읽힙니다. 껍데기는 이미 초벌로 익어 있어 판에서 오래 굽지 못합니다. 오래 두면 딱딱해지니까요. 그러니 간을 판 위에서 입힐 시간이 없습니다. 미리 소스에 담가 두면 그 짧은 시간을 벌지 않아도 됩니다.
판에 올리면 표면의 소스가 먼저 졸아붙으면서 색이 진해집니다. 굽는다기보다 겉을 조여 준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씹으면 겉은 바삭한 결이 살짝 있고 속은 젤리처럼 눌리는데, 이 두 층이 동시에 오는 게 껍데기의 재미입니다. 150g에 8,900원으로 고기류 중 유일하게 값이 다른 줄에 있는데, 간판에 ‘껍데기 전문점’을 박아 놓은 집이니 이건 사실상 시그니처로 봐야 합니다.


테이블에 오는 소스는 콩가루, 간장소스, 소금기름장 세 가지입니다. 여기에 쌈장과 통마늘, 청양고추가 따로 붙습니다. 고깃집에서 콩가루가 나오는 건 흔한 조합이 아니라 처음엔 용도를 몰랐는데, 벽 안내문에 조합법이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콩가루와 간장을 섞으면 짠맛이 한 겹 눌리면서 고소한 쪽으로 넘어갑니다. 껍데기처럼 자체 간이 약하고 식감이 강한 재료에 붙였을 때 특히 어울립니다. 다만 저희는 이날 양념갈매기살이 아니라 생갈매기살을 시켰기 때문에 세 번째 조합은 시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소금기름장 자체는 나왔으니 생갈매기살에 찍어 먹을 수는 있었지만, 안내문이 말하는 조합은 아니니 판단은 다음으로 미룹니다.
기본찬은 배추김치, 콩나물무침, 오이지, 깻잎지에 상추 바구니가 붙습니다. 화려한 구성은 아니고, 고기를 받쳐 주는 최소한만 깔아 놓은 쪽에 가깝습니다.

고기 사이에 계란찜을 시켰습니다. 4,000원이고, 뚝배기 위로 부풀어 올라 테두리를 넘긴 상태로 옵니다. 부풀린 계란찜은 모양은 좋은데 식으면 금방 주저앉기 때문에 나오자마자 갈라 먹는 게 맞습니다. 고기 사이에 숟가락 들 거리가 하나 있으면 속도 조절이 되는데, 그 역할로는 충분했습니다.
마무리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한 그릇씩이었습니다. 각 8,000원입니다. 물냉면 육수는 자극이 강하지 않은 쪽이라 고기 뒤에 먹기 좋고, 비빔냉면은 반대로 양념이 확실히 잡혀 있어 입을 정리하는 용도에 가깝습니다.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껍데기까지 먹고 난 뒤라면 저는 물냉면 쪽을 권합니다. 소스가 계속 겹친 상태에서 비빔을 얹으면 마지막 인상이 무거워집니다.



벽 차림표를 그대로 옮깁니다. 고기류 상단에 ‘100% 국내산 암퇘지’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2026년 8월 17일 매장 표기 기준입니다.
| 고기류 | 중량 | 가격 |
|---|---|---|
| 껍데기 | 150g | 8,900 |
| 삼겹살 | 180g | 13,900 |
| 목살 | 180g | 13,900 |
| 생갈매기살 | 180g | 13,900 |
| 양념갈매기살 | 200g | 13,900 |
| 꼬들살 | 180g | 13,900 |
| 황제소갈비살 | 180g | 19,900 |
| 무뼈닭발 | 180g | 17,900 |
| 국물닭발 | — | 17,900 |
식사류 — 물냉면 8,000 · 비빔냉면 8,000 · 비빔국수 6,000 · 잔치국수 5,000 · 된장술밥 5,000 · 된장찌개 4,000 · 계란찜 4,000 · 공기밥 1,000
주류·음료 — 소주·맥주 5,000 · 매화수/청하/한라산 6,000 · 화요/일품진로 25,000 · 음료 2,000
첫째, 안쪽에 앉으면 ‘굽는 재미’가 없습니다. 초벌의 장점을 길게 썼지만 뒤집어 말하면 손님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불 조절하고 타이밍 재는 걸 좋아하는 분에게는 심심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은 처음부터 바깥 데크로 가시는 게 맞습니다.
둘째, 바깥 자리는 날씨를 탑니다. 데크에 놓인 드럼통 테이블과 파란 의자는 그 자체로 분위기가 있지만,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연탄 앞에 앉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즉 이 집의 간판 방식은 계절을 가립니다.
셋째, 껍데기는 타이밍을 놓치면 확 나빠집니다. 이미 익은 상태로 나오는데 판에 오래 두면 질겨지고 딱딱해집니다. 가게가 굳이 “살짝만”이라고 써 붙인 이유가 있습니다. 여럿이 떠들다 보면 이걸 놓치기 쉬우니 껍데기는 한 번에 다 올리지 말고 나눠서 올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잘 맞는 쪽은 부위를 여러 개 벌려 보고 싶은 자리입니다. 껍데기를 뺀 돼지 부위가 거의 같은 값이라 뭘 고를지 눈치 볼 일이 없고, 삼겹살만 시켜서 뻔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데려가는 경우에도 안쪽 자리는 무난합니다. 테이블마다 배기덕트가 따로 내려와 있고, 이미 익은 고기가 오니 기다리는 시간이 짧습니다.
애매한 쪽은 혼자입니다. 부위별로 180g 단위라 한 명이 여러 개를 벌리기는 부담이 있습니다. 냄새에 예민한 약속에도 권하기 어렵습니다. 배기가 되어 있어도 연탄구이집인 이상 옷에 냄새는 남습니다. 조용한 대화가 목적인 자리라면 다른 선택지가 낫습니다.
바깥과 안, 뭐가 다른지 다시 한 줄로? 바깥은 연탄에 처음부터 직접 굽고, 안은 연탄으로 초벌한 고기를 받아 불판에서 마무리합니다. 자리를 고르는 게 곧 방식을 고르는 일입니다.
초벌이면 다시 구울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요? 껍데기는 실제로 다 익은 상태로 나옵니다. 판에 올리는 건 익히려는 게 아니라 온도를 올리고 겉을 조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짧습니다.
껍데기 말고 뭘 시켜야 하나요? 삼겹살은 기준점으로 하나 깔고, 나머지 한 자리를 꼬들살이나 생갈매기살로 벌리는 걸 권합니다. 식감을 바꿔 주는 쪽이 꼬들살, 기름을 덜어 주는 쪽이 생갈매기살입니다.
콩가루는 뭐에 쓰나요? 간장소스와 섞어 껍데기에 쓰라고 벽에 적혀 있습니다. 청양고추와 파절이를 같이 곁들이는 게 가게 추천 조합입니다.
마무리 식사는 뭐가 있나요? 냉면 두 종류에 비빔국수, 잔치국수, 된장술밥, 된장찌개까지 있고 전부 1만 원 아래입니다. 계란찜은 마무리가 아니라 고기 중간에 시키는 쪽이 낫습니다.
주차는요? 이번 방문에서 주차 안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차로 가신다면 미리 전화로 물어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 상호 | 저팔계 콧구멍 구래점 |
| 업종 | 연탄구이 & 껍데기 전문점 (간판 표기) |
| 전화 | 070-4799-8804 (간판 표기) |
| 위치 | 경기 김포시 구래동, 1층 도로면(목재 데크). 같은 건물에 쿠킹클래스 ‘i kitchen’ |
| 좌석 | 실내 드럼통 테이블(테이블별 배기덕트) + 야외 데크 연탄석 |
| 원육 | 100% 국내산 암퇘지 (차림표 표기) |
| 방문 | 2026년 8월 17일(일) 저녁 6시 42분 ~ 7시 37분 |
📝 이 글의 사실 관계에 대해
가격·중량·조리 방식·소스 안내는 2026년 8월 17일 매장에 붙어 있던 차림표와 안내문을 직접 촬영해 옮긴 것입니다. 사진도 전부 이날 직접 찍은 것입니다.
다만 도로명 주소와 영업시간, 주차 정보는 이번 방문에서 확인하지 못해 일부러 비워 뒀습니다. 추정으로 채우는 것보다 비워 두는 편이 낫다고 봤습니다. 방문 계획이 있으시면 위 전화번호로 미리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가격과 구성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날짜의 기록이지 현재 시점의 안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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