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을 보고 좀 웃었습니다. 옥상에 「김치를 연구하다」라고 크게 붙여 놨거든요. 그 아래로 「김치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 또 그 아래 노란 간판에 「김치두루치기 · 생삼겹살」. 식당이 자기 정체를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말하는 경우도 흔치 않습니다.
김포 양촌읍 대로변에 있는 김치in에 다녀왔습니다. 김치두루치기와 한돈 생삼겹살, 철판제육, 김치부대찌개를 하는 집이고, 저는 김치두루치기를 먹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집 두루치기는 찌개가 아니라 쌈 요리였습니다. 메뉴판에도 그렇게 적혀 있어요 — 「쌈싸먹는 김치두루치기」.

보통 김치찌개나 두루치기 하는 집은 김치를 어디서 가져오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이 집은 반대예요. 가게 안팎에 김치 얘기만 다섯 군데쯤 붙어 있습니다.

홀 안쪽 벽 한 면을 붓글씨체로 「김치를 연구하다」가 다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세워둔 배너가 이 집의 핵심이에요.

「매주 일요일 김치 담그는 날 — 김치 주문 예약 받습니다」. 세로 배너로도 한 번 더 세워 놨습니다. 김치를 매주 직접 담근다는 얘기고, 그 김치를 주문받아 팔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밖에는 「열무김치 1통 ₩12,000」 현수막이 걸려 있고, 건물 오른쪽에 김치만 사 갈 수 있는 별도 출입문이 따로 있었습니다. 위쪽엔 「김치를 선물하는 시대 — 김치인이 직접 만든 김치를 귀한 분들께」라며 선물세트·상품권 안내까지 붙어 있어요.
식당 입장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는 건 사실 손이 많이 가는 선택입니다. 사다 쓰면 훨씬 편하니까요. 그걸 굳이 하면서 벽마다 써 붙여 놓은 걸 보면, 김치가 곁들이가 아니라 주인공인 집이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두루치기를 먹어 보면 그 말이 이해가 됩니다.

주방 위 벽에 「두루치기 맛있게 드시는 방법 (2인 기준)」이 큼직하게 붙어 있습니다.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1 | 뚜껑 닫고 센불에 5분 (스팀 상태로 고기를 익힘) ※ 끓기 시작하면 한번 저어주시고 뚜껑을 닫아주세요 |
| 2 | 뚜껑 열고 센불에 5분 (수분을 증발시켜 졸여준다) |
| 3 | 약한불에 데워가며 드시고 김치나 육수가 부족할 땐 말씀해 주세요 (무료!) |
| 4 | 위와 같이 조리해 쌈을 싸서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
이 안내판이 좋았던 이유는 순서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하는지를 같이 적어 놨다는 점입니다. 1단계는 "스팀 상태로 고기를 익힘", 2단계는 "수분을 증발시켜 졸여준다". 뚜껑을 닫는 이유와 여는 이유가 서로 다르다는 걸 알려주는 거예요. 저는 이대로 따라했습니다.

뚝배기가 나왔을 때는 고기가 아직 익지 않은 분홍색입니다. 김치와 큼직하게 썬 대파가 국물에 잠겨 있고, 국물이 넉넉해요. 이때 김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포기김치를 큼직하게 썰어 넣었고 속이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잘게 썰어 넣은 김치가 아니라, 결이 살아 있는 김치가 덩어리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뚜껑을 덮고 센불에 5분 두면 고기 색이 하얗게 완전히 바뀝니다. 스팀으로 익히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거예요. 국물에 잠겨 삶기는 게 아니라 증기로 익으니 고기가 퍽퍽해지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한번 저어주고 다시 뚜껑을 덮었다가, 2단계로 넘어가 뚜껑을 열고 5분 더 끓였습니다.

뚜껑을 열고 5분을 더 끓이면 국물이 눈에 보이게 줄고 색이 짙어집니다. 처음의 묽고 맑은 붉은색이 아니라 걸쭉하고 진한 국물이 돼요. 김치의 신맛과 돼지고기 기름이 이 단계에서 섞입니다. 맛을 보니 신김치 특유의 산미가 뾰족하지 않고 둥글게 눌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물이 짜지 않아요. 밥을 계속 먹게 되는 간이었습니다.
3단계 안내가 실전에서 제일 쓸모 있었습니다. 「김치나 육수가 부족할 땐 말씀해 주세요 (무료!)」. 먹다 보면 국물이 계속 졸아드는데, 그때 육수를 더 받으면 처음 상태로 돌아갑니다. 김치도 더 준다는 게 이 집답습니다. 직접 담그니까 더 줄 수 있는 거겠죠.

두루치기를 시키면 상추와 깻잎이 한 대접 나옵니다. 처음엔 "찌개에 쌈을 왜 이렇게 많이 주지" 싶었는데, 메뉴판 이름이 「쌈싸먹는 김치두루치기」인 걸 보고 이해했습니다. 이 집 두루치기는 국물을 떠먹는 음식이 아니라, 안에 든 고기를 건져서 쌈에 싸 먹는 음식입니다. 벽 안내판 4단계도 그렇게 끝나요.

해보니 조합이 두 가지로 갈렸습니다.
깻잎 + 고기 + 생마늘 + 청양고추. 국물에서 건진 고기는 양념이 묻어 간이 세니까, 깻잎의 향과 생마늘의 알싸함이 그 진한 맛을 받아 줍니다. 청양고추까지 넣으면 매운맛이 한 겹 더 붙는데, 두루치기 국물 자체가 아주 맵지 않아서 이게 균형을 맞춰 줬어요.

상추 + 고기 + 콩나물. 이쪽이 더 좋았습니다. 상추는 깻잎보다 향이 약해서 고기 맛이 앞에 오는데, 거기에 기본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을 한 줌 얹으면 아삭한 식감이 생깁니다. 고기가 부드럽고 국물이 진하니까, 씹히는 게 하나 들어가는 순간 입이 정리돼요. 콩나물이 그냥 반찬이 아니라 쌈 재료였습니다.
쌈장은 따로 종지에 나오는데, 고기에 이미 김치 양념이 배어 있어서 아주 조금만 찍는 게 낫습니다. 매장에도 「쌈장은 꼭 먹을만큼만」이라고 붙어 있었어요.

밥이 공기가 아니라 작은 솥에 담겨 나옵니다. 뚜껑을 열면 갓 지은 흰밥이 그대로 있어요. 이게 생각보다 차이가 큽니다. 두루치기가 진하고 뜨거운 음식이라 밥이 식으면 확 처지는데, 솥밥은 마지막까지 온기가 남습니다.

먹는 방법은 밥을 스테인리스 공기에 덜어내고 솥 바닥에 얇게 남기는 것입니다. 그 상태로 두면 남은 열로 바닥이 눌어서, 나중에 물을 부으면 숭늉이 됩니다. 두루치기를 다 먹고 나면 입에 김치 양념이 남는데 그때 숭늉 한 그릇이 딱 맞습니다. 저는 이 마무리 때문에 솥밥 주는 집을 좋아합니다.
밥으로 마무리하는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메뉴판에 셀프 볶음밥 3,000원이 있어서, 남은 두루치기 국물에 볶아 먹을 수 있게 해 놨습니다. 저는 이번에 솥밥과 숭늉으로 끝냈는데, 다음엔 볶음밥을 해 볼 생각입니다.

기본찬은 많지 않습니다. 콩나물무침, 양념한쌈장, 청양고추와 생마늘, 그리고 무가 든 물김치. 대신 구성이 전부 쌈이나 두루치기와 붙여 쓰는 것들이라 헛으로 나온 게 없었어요. 콩나물은 쌈에, 마늘과 고추는 쌈에, 물김치는 매운 걸 먹다가 입 헹구는 데 씁니다.
반찬 수로 승부하는 집은 아니고, 메인 하나에 집중한 상차림입니다. 저는 이런 쪽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 메뉴 | 가격 |
| 김치두루치기 | 12,000원 |
| 특) 김치두루치기 (고기많이) | 13,000원 |
| Kimchi 부대찌개 | 13,000원 |
| 철판제육 / 특) 고기많이 | 15,000 / 18,000원 |
| 한돈 생삼겹살 (170g) | 17,000원 |
| 대패삼겹살 한바구니 (900g) / 반바구니 (500g) | 48,000 / 29,000원 |
| 추가) 토속된장찌개 / 포장) 토속된장찌개 (2~3인분) | 4,000 / 10,000원 |
| 조개찜 추가 | 15,000원 |
| 셀프 볶음밥 | 3,000원 |
추가메뉴는 계란말이 10,000 · 스팸야채볶음밥 5,000 · 스팸사리 4,000 · 소세지사리 4,000 · 심층수 두부사리 3,000 · 라면 2,000원입니다. 부대찌개를 시키면 사리 쪽이 쓸모 있겠습니다.
그리고 천장에 따로 매달린 배너가 하나 더 있는데, 「생김치 주는~」이라는 제목으로 철판제육(15,000 / 특 18,000)과 대패삼겹살 바구니 가격이 적혀 있습니다. 구이류를 시키면 생김치를 준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여기도 김치입니다.

이 집의 실용적인 장점입니다. 건물 앞이 통째로 평면 주차장이고, 주차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평일 점심에 갔는데 자리 걱정을 전혀 안 했습니다. 상가 지하주차장에 내려가 기둥 사이를 비집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김포 외곽 쪽 식당의 장점이 이런 데서 나옵니다.
위치도 양촌읍 대로변이라 내비게이션만 찍으면 헤맬 일이 없습니다. 간판이 크고 옥상에까지 붙어 있어서 지나가다 보입니다.
영업시간도 넉넉합니다. 월~토는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입니다. 저는 오전 11시 조금 전에 들어갔는데 이미 열려 있었어요. 브레이크타임 안내는 따로 보지 못했습니다. 요즘 점심 장사 끝나고 3시부터 5시까지 문을 닫는 집이 많아서 애매한 시간에 헛걸음하는 일이 잦은데, 여기는 오후 3~4시쯤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도 될 것 같습니다. 아침 10시 오픈이라 이른 점심도 가능하고요.

홀도 넓습니다. 테이블마다 화구가 매립돼 있고 간격이 넉넉해서 옆 테이블과 부딪히지 않습니다. 이 구조면 가족 모임이나 회식으로 여러 명이 가도 편하겠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단체 회원 김치 선물세트 안내까지 붙어 있는 걸 보면 단체 손님을 많이 받는 집 같습니다.
첫째, 2인 이상 주문입니다. 메뉴판에 명시돼 있습니다. 혼자 가서 두루치기 한 그릇 하기는 어려운 구조예요.
둘째, 1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뚝배기가 생고기 상태로 나오니 바로 먹을 수 없습니다. 배가 아주 고픈 상태로 들어가면 그 10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어요. 대신 그 시간에 쌈 준비하고 기본찬 먹으면 됩니다.
셋째, 인테리어를 기대할 곳은 아닙니다. 천장에 배관이 그대로 노출돼 있고 형광등에 큰 홀입니다. 감성 사진 찍는 카페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밥 먹는 큰 식당 쪽이에요. 저는 이런 집을 신뢰하는 편이지만 취향은 갈릴 수 있습니다.
넷째, 일요일은 두 시간 일찍 닫습니다. 월~토는 밤 12시까지인데 일요일만 밤 10시에 마감합니다. 일요일이 김치 담그는 날이라 그런지까지는 제가 확인하지 못했지만, 늦은 저녁에 가실 계획이라면 요일을 한 번 보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Q. 두루치기를 직접 끓여야 하나요?
네. 생고기 상태로 나오고, 벽 안내판대로 뚜껑 닫고 5분 → 뚜껑 열고 5분 하면 됩니다. 어렵지 않고 안내판이 크게 붙어 있어서 그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Q. 김치나 국물이 부족하면요?
안내판에 「김치나 육수가 부족할 땐 말씀해 주세요 (무료!)」라고 적혀 있습니다. 국물이 졸면 육수를 더 받으면 되고, 김치도 더 줍니다.
Q. 두루치기는 어떻게 먹는 게 맞나요?
메뉴 이름이 「쌈싸먹는 김치두루치기」입니다. 국물만 떠먹지 말고 고기를 건져 상추나 깻잎에 싸서 드세요. 저는 상추에 고기와 콩나물을 함께 올린 조합이 제일 좋았습니다.
Q. 혼자 가도 되나요?
메뉴판에 「2인 이상 주문받습니다」라고 적혀 있어 두루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1인 가능한 메뉴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니 전화로 물어보시는 게 확실합니다.
Q. 김치만 살 수 있나요?
됩니다. 건물 오른쪽에 김치 판매용 별도 출입문이 있고, 「열무김치 1통 12,000원」 현수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매주 일요일 김치 담그는 날 — 김치 주문 예약 받습니다」 배너도 있어 예약 주문이 가능해 보입니다. 선물세트·상품권 안내도 있었습니다.
Q. 몇 시까지 하나요? 일요일도 여나요?
월~토 10:00~24:00, 일요일 10:00~22:00입니다. 일요일도 열지만 두 시간 일찍 마감하니 늦은 저녁이면 요일을 확인하세요. 브레이크타임 안내는 못 봤으니 오후 3~4시쯤 애매한 시간에도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주차 편한가요?
네. 건물 앞이 넓은 평면 주차장입니다. 평일 점심에 여유가 있었습니다.
Q. 밥은 뭐가 나오나요?
솥밥입니다. 공기에 덜고 솥에 얇게 남기면 숭늉이 됩니다. 남은 국물에 볶아 먹는 셀프 볶음밥 3,000원도 따로 있습니다.
| 상호 | 김치in (로고 문구 「김치를 만드는 사람들」) |
| 주소 | 경기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4로 355 1층 (대로변) |
| 전화 | 0507-1395-6919 |
| 전문 | 김치두루치기 · 한돈 생삼겹살 · 철판제육 · 김치부대찌개 |
| 주차 | 건물 앞 넓은 평면 주차장 (주차선 있음) |
| 특이사항 | 김치 직접 담금(매주 일요일 김치 담그는 날) · 김치 판매 및 예약 주문(열무김치 1통 12,000원) · 김치 선물세트·상품권 두루치기 2인 이상 주문 · 벽 조리법 안내판 · 김치·육수 무료 리필 · 솥밥 제공 · 셀프 볶음밥 3,000원 · 넓은 홀과 넉넉한 테이블 간격 |
| 영업시간 | 월~토 10:00 ~ 24:00 일 10:00 ~ 22:00 브레이크타임 안내는 따로 보지 못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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