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에서 돌았던 코스 중 풍경 하나만큼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디하이츠 컨트리클럽(D'Heights Country Club), 예전 이름으로는 클락 썬밸리(Clark Sun Valley)로 더 알려진 골프장입니다. 사방이 산과 열대 정글로 둘러싸인 해발 약 370m 고지대에 홀들이 얹혀 있어, 티박스에 설 때마다 스코어보다 사진부터 찍게 되는 코스였어요. 이 글은 자랑 후기가 아니라 직접 라운딩하며 찍은 사진과 현장에서 확인한 것들을 바탕으로, 코스 인상·홀 구성·클럽하우스·가는 법·비용·시즌·준비물까지 처음 가는 분이 궁금해할 내용을 정직하게 정리한 기록입니다. 제가 확인한 건 확인한 대로, 확인하지 못한 건 "확인 못 함"으로 솔직히 표시했으니 계획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클락 일대에는 골프장이 여럿이지만, 디하이츠는 그중에서도 '풍경으로 승부하는 코스'로 꼽힙니다. 클락국제공항(CRK)에서 차로 15분 안팎이면 닿는데, 시내를 조금 벗어나 산자락으로 올라가면 공기부터 확연히 선선해집니다. 알아보니 이곳은 해발 약 370m 고지대에 자리해, 저지대 코스보다 아침 공기가 시원한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코스에 들어서면 피나투보 산맥과 아라야트 쪽 능선이 겹겹이 펼쳐지고, 홀과 홀 사이는 바나나·야자수 같은 열대 수풀이 감쌉니다. 실제로 홀마다 시야가 트여 있어, 라운딩 내내 "여기 사진 명당인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산에 안긴 이 파노라마가 디하이츠를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였어요.
이 코스에서 재밌었던 점은 이름이 바뀌는 중이라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었어요. 코스 안 포토존 사인에는 큼직하게 'D'HEIGHTS COUNTRY CLUB'이라 적혀 있는데, 정작 티박스마다 놓인 홀 표지석에는 여전히 'SUN VALLEY'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클럽하우스 프로샵 벽에도 '동원 썬밸리 CC(Dongwon Sun Valley CC)' 배너가 걸려 있었고요.
알아보니 이곳은 한국 썬밸리그룹(동원)이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클락 코스와 썬밸리 코스로 나뉜 36홀 규모(각 6,800야드대)라고 합니다. 예전 '클락 썬밸리'라는 이름이 워낙 익어서 아직 그렇게 부르는 분이 많은데, 최근 'D'하이츠'로 브랜드를 정비하는 과정으로 보였어요. 그래서 예약할 때 '디하이츠'와 '썬밸리'가 같은 곳이라는 걸 알아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라운딩 전후로 들르는 클럽하우스는 아치형 회랑이 이어지는 콜로니얼풍 건물이었습니다. 대리석 바닥에 냉방이 잘 되어 있어, 더운 낮 시간에 잠시 쉬거나 라운딩을 기다리기 좋았어요. 프로샵에는 타이틀리스트·풋조이·G/FORE 같은 익숙한 브랜드가 진열돼 있어, 깜빡한 장갑이나 볼·소품을 현장에서 채우기에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클럽하우스 안 레스토랑은 큰 창으로 정원이 내다보이는 밝은 공간이었습니다. 기둥마다 음료·식사 메뉴판이 붙어 있어 주문이 어렵지 않았고, 라운딩 전 간단한 요기나 라운딩 후 식사를 해결하기에 적당했어요. 한국계가 운영하는 곳이라 소통이 편했다는 점도 영어가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큰 장점입니다.
디하이츠의 진가는 티박스에 올라선 순간 드러납니다. 높은 티잉그라운드에서 아래로 굽이쳐 내려가는 홀을 내려다보면, 카트길이 정글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고 그 너머로 산능선이 펼쳐집니다. 고저차가 있는 밸리형 홀이 많아, 평지 코스와는 확실히 다른 입체감이 있었어요.
덕분에 풍경에 취해 스윙이 흐트러지기 쉽다는 게 이 코스의 함정입니다. 시원하게 트인 전망에 마음이 붕 뜨다가도, 막상 티샷은 내리막·오르막 라이를 계산해야 해서 침착함이 필요했어요. 초보라면 풍경만 즐긴다는 마음으로, 스코어 욕심은 살짝 내려놓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홀 표지석에 파·핸디캡·거리가 큼직하게 적혀 있어 라운딩하기 편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돈 홀들만 봐도 결이 다양했어요. 짧게는 파4 307야드(핸디캡 8번)처럼 티샷만 정교하면 공략 각이 나오는 홀이 있는가 하면, 파5 460야드(핸디캡 17번)처럼 시원하게 뻗은 홀도 있었습니다.
표지석에 'CLARK'과 'SUN VALLEY'가 함께 새겨진 걸 보면서, 이 코스가 클락 코스·썬밸리 코스 36홀로 나뉘어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거리 표기는 야드 기준이고, 홀마다 고저차와 도그렉(휘어지는 홀)이 섞여 있어 캐디의 라인·거리 조언이 특히 도움이 됐습니다.
실제로 돌아보니 페어웨이 폭이 넉넉한 편이라, 티샷이 조금 휘어도 크게 벌 받지 않는 홀이 많았습니다. 열대 지역 특유의 짙은 잔디 색이 인상적이었고, 카트로 이동하며 캐디가 클럽과 라인을 챙겨주니 리듬이 편안했어요. 그린 주변으로는 흰 모래 벙커가 배치돼 어프로치에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그린은 과하게 빠르거나 까다롭지 않아 스코어 욕심을 내볼 만했습니다. 다만 고지대라 바람과 잔디 결을 한 번 더 읽어야 했고, 그럴 때 캐디의 조언이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전체적으로 "풍경은 압도적인데 플레이는 생각보다 관대한" 균형이 좋았습니다.
라운딩 중 가장 짜릿했던 건 역시 그린에 공을 잘 올렸을 때입니다. 어프로치가 제대로 맞아 공이 홀 바로 옆에 딱 붙던 순간엔 일행끼리 탄성이 나왔어요. 짧은 버디·파 퍼트를 남겨두고 그린을 걸어 들어갈 때의 기분이, 골프여행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죠.
그린 컨디션이 안정적이라 퍼팅 라인이 크게 튀지 않았고, 그만큼 붙인 만큼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스코어가 잘 나온 홀에선 저절로 사진을 찍게 되더라고요. 이런 소소한 성취가 쌓이는 게 라운딩의 재미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디하이츠는 홀과 홀 사이 이동 자체가 볼거리였습니다. 카트를 타고 굽이쳐 내려가는 카트길을 지나면 바나나 잎이 우거진 열대 수풀이 나타나고, 어떤 홀엔 페어웨이 옆에 큰 나무 한 그루가 랜드마크처럼 서 있었어요. 고저차가 있는 지형이라, 걷는 코스가 아니라 카트 이동이 기본인 이유를 몸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열대 특유의 조경 덕에 같은 초록이라도 결이 다양했습니다. 짙은 밀림과 밝은 페어웨이, 흰 벙커의 대비가 사진마다 살아 있었어요. 다만 러프로 공이 들어가면 수풀이 깊어 찾기 어려운 구간도 있으니, OB·해저드 경계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골프여행의 진짜 재미는 함께 도는 사람들에게서 나옵니다. 페어웨이에서 티샷을 날리고 팔로스루로 굳은 일행, 그 뒤로 걸어오는 동반자의 모습만 봐도 그날의 공기가 떠올라요. 각자 티샷을 치고 "굿샷!"을 외치며 걷는 시간이, 스코어와 상관없이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캐디가 홀마다 클럽·라인·거리를 챙겨줘서 초보나 여성 골퍼도 부담이 적었습니다. 다만 고저차가 있는 코스라 체력 소모가 있으니, 수분 보충과 페이스 조절은 신경 쓰는 편이 좋았어요. 넷이 도는 팀이라면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여유 있게 도는 걸 추천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듯 이날은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였습니다. 클락의 골프 성수기는 보통 건기(대략 11~5월)인데, 5~6월은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길목이라 오후에 스콜(소나기)이 한 차례 지나가는 패턴이 잦습니다. 그래서 티오프를 이른 오전으로 잡는 것이 비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고지대라 흐린 날엔 오히려 덜 덥고 라운딩하기 쾌적한 면도 있었습니다. 다만 산악 지형은 날씨가 빠르게 바뀌니, 가벼운 우비나 우산을 배낭에 하나 넣어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한낮엔 습해서 땀이 많이 나므로 여벌 옷과 수분 보충은 필수였어요.
가장 궁금해하실 비용은 정직하게 적겠습니다. 저는 디하이츠의 정확한 그린피·캐디피·카트비·팁 금액을 수치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실한 건 캐디피·팁 같은 현장 지출은 페소 현금으로 준비해야 편하다는 점이에요. 정확한 요금은 시즌·환율·예약 방식에 따라 달라지니, 골프장이나 예약 플랫폼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아래 표의 정보도 "범위 참고"로만 봐 주세요.
| 코스명 | 디하이츠CC(D'Heights) = 구 클락 썬밸리CC. 한국 썬밸리그룹(동원) 운영 |
| 규모 | 36홀(클락 코스·썬밸리 코스, 각 6,800야드대). 해발 약 370m 고지대, 피나투보 산맥·아라야트 조망 |
| 가는 법 | 인천–클락 직항 약 3시간 30분~4시간. 클락국제공항(CRK)에서 코스까지 차로 15분 안팎 |
| 시기·날씨 | 건기(약 11~5월) 성수기. 5~6월은 우기 초입으로 오후 스콜 잦음 → 오전 라운딩 권장 |
| 현장 결제 | 캐디 동반·카트 이용이 일반적. 캐디피·카트비·팁은 페소 현금 준비(정확한 금액은 확인 못 함 → 골프장·여행사 문의) |
| 준비물 | 여권(유효기간 6개월 이상), 페소 현금, 자외선 차단제·모자·여벌 옷, 우비, 상비약 |
추천하고 싶은 경우는 이렇습니다. ① 풍경이 좋은 코스에서 라운딩하고 싶을 때(산·정글에 안긴 파노라마), ② 공항에서 가까워 이동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을 때(차로 15분 안팎), ③ 영어가 부담스러워 한국계 코스의 편한 소통이 필요할 때, ④ 평지가 아닌 고저차 있는 입체적인 코스를 경험하고 싶을 때입니다.
반대로 솔직히 참고할 점도 남깁니다. ① 고저차와 밸리형 홀이 있어 초보에겐 체감 난이도가 있는 편입니다 — 감을 잡은 뒤 도전하는 걸 권해요. ② 5~6월 우기 초입은 오후 비 확률이 있으니 오전 티오프가 안전합니다. ③ 정확한 그린피·캐디피를 확인하지 못해 이 글로 예산을 정밀하게 잡긴 어렵습니다 — 예약처 확인이 꼭 필요해요. ④ 러프·수풀이 깊은 구간은 공을 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 경계에서 무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Q. 디하이츠와 썬밸리는 다른 골프장인가요?
같은 곳입니다. 예전 이름이 '클락 썬밸리CC'이고 최근 'D'하이츠CC'로 브랜드를 정비 중이라, 코스 표지석엔 아직 'SUN VALLEY'가 남아 있습니다.
Q. 공항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클락국제공항(CRK)에서 차로 15분 안팎이었습니다. 이동이 짧아 오전 라운딩 일정을 잡기 편했어요.
Q. 초보나 여성도 라운딩할 만한가요?
캐디가 클럽·라인·거리를 챙겨줘 부담은 적습니다. 다만 고저차가 있는 코스라, 첫 해외 라운딩이라면 평탄한 코스부터 감을 잡고 도전하는 걸 권합니다.
Q. 우기인 5~6월에 가도 라운딩이 되나요?
오전엔 대부분 라운딩이 가능했고, 오후에 스콜이 지나가는 패턴이었습니다. 티오프를 이른 오전으로 잡으면 비 맞을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Q. 환전은 얼마나, 무엇으로 하나요?
카드도 쓰이지만 캐디피·팁·소액 결제엔 페소 현금이 필요합니다. 넉넉히 환전해 가고 부족분은 현지 ATM·환전소를 이용하세요. 정확한 요금은 예약처에 문의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Q. 필리핀 입국에 비자가 필요한가요?
관광 목적이면 한국인은 무비자로 30일까지 체류가 가능합니다. 다만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하고, 입국 규정은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 꼭 확인하세요.
디하이츠(구 썬밸리)는 풍경으로 기억되는 코스였습니다. 공항에서 가깝고, 산과 정글에 안긴 조망이 압도적이며, 한국계 운영이라 소통이 편했어요. 고저차 있는 밸리 지형이라 초보에겐 살짝 도전적이지만, 그만큼 평지 코스에서 못 느낄 입체감이 있었습니다. 다음엔 비 걱정이 없는 건기(겨울)에 다시 찾아, 이번에 못 돈 나머지 코스까지 여유 있게 돌아보려 합니다. 클락에서 어느 코스를 넣을지 고민 중이라면, 이 산정 코스 하나쯤은 꼭 일정에 넣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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